리빙트러스트 세금 효과, 오해와 진실

리빙트러스트 세금 효과 — 세금을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 법원을 피하는 도구

"리빙트러스트를 만들면 상속세가 줄어듭니까?" 상속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답은 "대부분 아닙니다"입니다. 리빙트러스트는 세금을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 법원 절차를 피하는 도구입니다.

그렇다고 세금과 무관한 것도 아닙니다. 트러스트에 넣은 재산을 어떤 방식으로 자녀에게 넘기느냐에 따라 자녀가 나중에 내는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2026년 기준 숫자로 정리하겠습니다.

1. 리빙트러스트의 목적은 프로베이트를 피하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일정 금액이 넘는 재산을 트러스트 없이 남기고 돌아가시면 유족은 프로베이트(법원 검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보통 1년 이상 걸리고, 그동안 재산을 마음대로 팔거나 나눌 수 없습니다. 변호사 비용도 시간 단위가 아니라 재산 총액을 기준으로 법이 정한 공식에 따라 계산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큽니다.

취소 가능한 리빙트러스트(Revocable Living Trust)를 만들고 재산 명의를 트러스트로 옮겨 두면 이 절차 없이 자녀에게 바로 넘어갑니다. 법원 기록에 남지 않아 가족 재산이 공개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리빙트러스트의 진짜 장점입니다.

여기서 자주 빠지는 단계가 명의 이전(funding)입니다. 트러스트 서류에 서명만 하고 집 명의나 은행 계좌를 트러스트로 옮기지 않으면, 그 재산은 결국 프로베이트로 갑니다.

2. 살아 계신 동안 세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세법은 취소 가능한 트러스트를 만든 사람과 같은 사람으로 봅니다(그랜터 트러스트, IRC 671~677조). 트러스트 명의 계좌에서 이자나 임대료가 나와도 본인 사회보장번호로 보고되고, 본인 개인 세금보고서(1040)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트러스트용 세금보고서(1041)를 따로 낼 필요도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소득세가 줄어드는 효과도 없습니다. 공제도 세율도 트러스트가 없을 때와 같습니다.

불리해지는 것도 없습니다. 집을 트러스트에 넣어도 재산세가 재평가되지 않고, 나중에 집을 팔 때 받는 주거용 주택 양도소득 면제(부부 50만 달러, 개인 25만 달러)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3. 상속세와 '취득가격'은 트러스트와 별개로 정해집니다

2026년 연방 상속·증여세 면제액은 1인당 1,500만 달러, 부부 합산 3,000만 달러입니다. 이 금액을 넘는 부분에 최고 40% 세율이 붙습니다. 캘리포니아에는 주 상속세가 없습니다. 재산이 면제액 아래라면 트러스트가 있든 없든 상속세는 0입니다. 반대로 면제액을 넘는 재산은 취소 가능한 트러스트에 넣어도 상속세 계산에 그대로 포함됩니다.

실제로 자녀의 세금을 가르는 것은 재산을 살아 계실 때 증여하느냐, 돌아가신 뒤 상속하느냐입니다.

  • 상속(IRC 1014조): 자녀의 취득가격이 돌아가신 날의 시가로 올라갑니다(스텝업). 10만 달러에 산 집이 100만 달러가 됐다면 자녀의 취득가격은 100만 달러이고, 곧바로 팔면 양도소득세가 거의 없습니다.
  • 증여(IRC 1015조): 부모님의 취득가격 10만 달러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100만 달러에 팔면 90만 달러가 양도차익입니다.
증여하면 차익 90만 달러, 트러스트에 둔 채 상속하면 차익 0 — 넘기는 방법이 세금을 가른다

취소 가능한 트러스트에 들어 있는 재산은 상속 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스텝업을 그대로 받습니다. 그래서 값이 많이 오른 부동산은 살아 계실 때 자녀 명의로 넘기기보다 트러스트에 둔 채 물려주는 편이 세금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캘리포니아 부부의 공동재산이라면 한 분이 돌아가실 때 집 전체가 스텝업을 받는다는 점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자세한 계산은 상속 자산 세금 step-up과 IRA 규칙과 캘리포니아 공동재산 세금 신고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값이 떨어진 자산은 반대입니다. 상속받으면 취득가격이 낮아지므로, 손실을 인정받으려면 살아 계실 때 직접 파는 편이 낫습니다.

4. 돌아가신 뒤에는 세금 서류가 달라집니다

트러스트를 만든 분이 돌아가시면 트러스트는 더 이상 취소할 수 없는 트러스트가 됩니다. 이때부터는 별도의 납세자이므로 연방 납세자번호(EIN)를 새로 받고, 재산을 나누기 전까지 생긴 이자·임대료는 트러스트 세금보고서(1041)로 신고합니다. 정리 기간이 길어지면 이 신고를 여러 해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부부 중 한 분이 먼저 돌아가셨다면 재산이 면제액에 못 미치더라도 연방 상속세 신고서(706)를 내는 것을 검토하십시오. 쓰지 않은 면제액을 남은 배우자에게 넘기는 선택(portability)은 신고서를 내야만 인정됩니다.

재산세도 확인해야 합니다. 캘리포니아 Prop 19 이후 부모님 집을 물려받으면 원칙적으로 재산세가 시가로 재평가됩니다. 자녀가 1년 안에 그 집에 들어가 주거용으로 쓰는 경우에만 일부 예외가 있고, 그 예외도 기존 과세가액에 일정 금액(2027년 2월 15일까지 이전분은 1,044,586달러)을 더한 범위까지만 적용됩니다. 임대용 부동산은 예외가 없습니다.

리빙트러스트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리빙트러스트는 프로베이트를 피하고 재산을 빠르고 조용하게 넘기는 데 효과가 큽니다. 하지만 살아 계신 동안의 소득세나 상속세를 줄여 주지는 않습니다. 2026년 상속세 면제액은 1인당 1,500만 달러이고, 자녀의 세금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증여냐 상속이냐에 따른 취득가격입니다. 돌아가신 뒤에는 EIN과 1041 신고, 배우자 면제액 이전을 위한 706 신고, Prop 19 재산세 재평가를 함께 챙기셔야 합니다.

트러스트 서류는 상속 전문 변호사가 만들고, 세금 판단과 신고는 회계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두 쪽이 같은 그림을 보고 있어야 자녀에게 넘어가는 몫이 줄지 않습니다.

이 글은 필자가 미주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2026년 6월)을 2026년 세법에 맞춰 고쳐 쓴 것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의 예시는 설명을 위한 수치이므로 구체적인 사항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오신석 CPA · 남가주한인공인회계사협회(KACPA) 제44대 회장 · 미주조선일보 세무 칼럼니스트(2024~2026)
저서 「미국 이민자 세금 바이블」 「미국 한인 은퇴 바이블」 「미국 한인 사업·부동산 세금 바이블」 「미국 한인 상속·증여 바이블」, 영문 시리즈 『Korean-American Money & Tax Guides』 7권
OKLEM CPA GROUP · 213-788-3388 · 오신석 CPA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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